명품 핸드백보다 구하기 힘든 4달러 트레이드 조 쇼핑 가방

매일 마트를 찾는 미국인조차 쉽게 손에 넣기 어렵다는 장바구니가 있다. 가격도 2.99달러(약 4400원)에 불과한데 품절 대란이다.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캔버스 토트백’이다. 평범한 장바구니인 이 가방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이더 조 매장 오픈런에 나선다.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는 가격이 최대 5만달러(7324만원)까지 치솟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백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명품도 아닌 단순히 마트 로고가 찍힌 이 토트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외신 보도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트레이더 조 토트백 인기의 핵심 요인은 ‘희소성’이다. 대형 식료품 마트로 알려진 트레이더 조의 특징은 ‘없음’이다. 온라인몰, 배송서비스, 쿠폰 등 대형 마트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없다. 제품 홍보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글이 전부다. 해외 유통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 조의 PB(자체 브랜드)제품인 ‘캔버스 토트백’은 미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 이마저도 미국 내 트레이더 조 일부 매장에서 한정 수량으로 제한된다.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트레이더 조가 의도했든 아니든 ‘쉽게 가질 수 없다’는 결핍이 MZ세대와 알파 세대의 소유욕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예일 환경대학원의 미셸 가브리엘은 이를 ‘희소성의 마케팅’이라고 표현하며 이런 희소성이 트레이더 조 가방을 단순 장바구니가 아닌 젊은 세대의 ‘지위 상징’ 아이템으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이 있어도 시간에 맞춰 미국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야 구할 수 있다는 희소성이 이 3달러짜리 가방에 명품과 같은 권위를 부여했다”고 짚었다.

 

포브스의 칼럼니스트 키안 박티아리는 트레이더 조 토트백이 장바구니를 넘어 ‘국제적 위상'(Global Status)을 드러내는 도구가 됐다고 봤다. 그는 “트레이더 조 가방이 있다는 것은 미국행 항공권을 결제할 경제적 여유가 있고,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아는 정보력이 있고, 비싼 명품보다 실용적이고 소박한 감성을 즐기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트레이더 조 토트백을 미국의 새로운 ‘소프트파워’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미국 LA에서 활동하는 데이브 실링 작가는 가디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트레이더 조 토트백 인기는 여전하다며 “20세기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리바이스와 맥도날드였다면 21세기에는 트레이더 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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