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델타항공을 이용해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미국으로 귀국하려다, 항공권 결제에 사용한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탑승권 발급을 거부당하는 일을 겪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델타항공 귀국편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 내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이용했다. 그러나 화면에는 “항공권 결제에 사용한 신용카드를 제시하라”는 안내만 반복적으로 표시됐고, 예약번호(PNR)나 전자항공권 번호를 입력해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공되지 않았다.
부부는 카드 없이도 탑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델타항공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유효한 여권과 운전면허증 등 공식 신분증을 모두 소지하고 있었지만, 직원은 “회사 내부 보안 규정에 따라 항공권 결제에 사용된 카드가 없으면 탑승권을 발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승객은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이런 규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출국 당시 시애틀 공항에서도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며 “여권과 신분증을 모두 갖고도 탑승을 못 할 뻔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선 여행에서 결제에 사용한 카드 실물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 역시 델타항공의 조치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 플랫폼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의 수석 애널리스트 테드 로스먼은 “신용카드 사기 방지는 본질적으로 은행과 카드사의 책임”이라며 “이미 승객은 카드사로부터 사기 거래 보호를 받고 있는데, 항공사가 실물 카드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승객에게 불편만 주는 형식적 절차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델타항공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유나이티트 항공사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항공사의 이런 보안 정책이 승객 권리와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점점 거세질 것이다. 특히 국제선 여행에서 분실·교체·디지털 결제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결제 카드 실물 제시를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삼는 관행이 타당한지를 둘러싸고 소비자 보호 차원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사기 방지를 이유로 한 내부 규정을 유지하더라도, 명확한 사전 고지와 합리적인 대체 인증 수단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분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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