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6.25 참전 용사의 장례식

저는 미국에 이민와서 살면서 이나라가 참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이민와서 살면서 날이 갈수록 미국이 더 좋아지고 있기때문입니다.

미국의 부(富)와 번영(繁榮) 그리고 사회보장과 안정된 질서도 좋지만 더 좋고 귀한 것은 국가(國家)에 대한 존엄(尊嚴)과 귀한 가치에 대한 국민정신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價値)가 시민의 삶속에 배어 있는 모습이  너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년 5월 25일 제가 살고 있는마을에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어느 이름 없는 무명(無名)의 노인 장례식입니다. 90살로 인생을 마감하신 분입니다. 유족(遺族)이라고 딸 하나 뿐인데 그 딸도 나이가 많고 멀리 다른 주(州)에 살고 있었고 그나마도 지병(持病)으로 장례식에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20여 년 전 이분께서는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에 소재한 스프링 그로브 묘지 측에 자신의 미래 장례에 대한 모든 경비를 지불했답니다. 그리고 장례식까지도 의탁했답니다. 그의 이름은 헤즈키아 퍼킨스이고 한국의 6.25 참전용사였습니다.

장례식을 책임진 묘지 측은 참전 용사의 장례식이라서 지역 주민에게 모두 알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그 전날인 5월 24일입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장례식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유가족을 대신하여 젊은 시절 Korea를 위해 싸운 군인의 상주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

그런데, 이러한 광고 요청에5월 25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장례식에 찾아 온 것입니다. 한 번도 만났다거나 본적도 없는 관계인데 말입니다. 그리고90 먹은 늙은 노인인데 말입니다.

먼 옛날 70년 전 동방에 코리아라는 조그마한 나라에서 일어난 6.25 전쟁에 참전한 사람입니다. 장성(將星)도 장교도 아니었습니다. 전쟁 영웅(英雄)도 아닌 무명인입니다. 그런데 존경(尊敬)과 경의(敬意)를 표하기 위해 지역의 시민들이 수천 명이 몰려 온 것입니다.

포트 부대의 군인들이 성조기를 접어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의식을 정식으로 거행했습니다. 군악대의 나팔 연주를 비롯해서 백파이프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수백 대의 오토바이의 호위 속에 수백 대의 차량 행렬,제복을 차려 입은 퇴역 군인들의 엄숙한 경례, 장례식이 끝난 후 2시간이 지나도록 끝이지 않는 조문의 행렬 모습들은 진정 감동의 물결 그 자체였습니다.

스프링스 그로브의 묘지측은 성명을 통해 “참석자들의 모습에 숙연했으며 우리 지역의 사회와 시민이 너무 자랑스럽고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보면서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정신이지 …

위대한 시민의 의식이지 …

미국이 왜 부강한 나라이며 훌륭한 나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 아닐수 없습니다.

너무 고마운 나라 그 시민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칼럼: YOUN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