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건조한 날씨에 갑자기 불어 닥친 폭풍으로 미대륙 서해안을 따라 캘리포니아, 에리조나 오레곤, 워싱턴, 아이다호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수많은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나무가 많은 오레곤주에는 며칠 사이에 크고 작은 백여개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습니다.
현재 80만 에이커가 타들어 가고 있고 50만명이 대피중에 있습니다. 오레곤주 인구전체의 10명 중에 1명이 대피해야 할 만큼 큰 재해가 닥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산불은 클라커머스, 뉴버그와 같이 교회에서 30분 거리의 산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낮에도 연기가 자욱하고 붉은 하늘에 태양에 떠있는 광경은 마치 화성에 온 것 같았습니다. 아직까지 화재 피해를 입은 성도님들은 보고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스케이다에 살고 계신 성도님은 카운티의 명령에 따라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습니다.
그리고 해피밸리와 오레곤시티 등 산불이 몇 마일 이내로 다가온 여러 성도님들이 만일에 일어날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며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코로나19 사태보다 무서운 것이 산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이러스로 생긴 문제는 집으로 대피하면 됩니다. 하지만 산불은 집으로 대피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번에 코로나19과 미국과 호주의 산불과 동북아시아의 태풍을 통해서 안전한 곳은 오직 하나님의 품 밖에 없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성경은 상실과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감사할 때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 고난 속에서도 무엇을 감사할 수 있을까요?
먼저 그동안 지구라는 아름다운 행성에서 살아온 것을 감사해야 합니다. 산불의 근본 원인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후 온난화 현상 때문입니다. 올해 데스밸리를 비롯한 미대륙 서해안에 기록적인 더위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가 불안정해서 셀 수 없는 번개가 발생한 것이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본래 지구처럼 안정된 기온과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행성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화성처럼 뜨겁거나 천왕성처럼 추워서 생명체가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을 창조해 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산불이 없었던 것도 최적의 기온과 삶의 조건을 유지해 주신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또한 인간의 무분별한 죄로 인해 균형을 잃고 파괴된 생태 환경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또한 산불이 극심한 피해를 남겼지만 그래도 참으면 해결될 수 있는 재해라는데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산불로 인해 바람을 타고 날아와 차 위에 쌓여 있는 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일 이 재가 탄 나무에서 발생하지 않고 핵전쟁에서 발생한 재라면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히로시마 원폭과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경험했듯이 핵물질에 의한 대기권 오염은 시간이 지나도 복구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산불은 비가 오면 진화되고 다시 공기가 맑아질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산들도 다시 나무를 심으면 푸르러 질 수 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더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건져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또 이 고난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고 극복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감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도의 진정한 감사는 하박국 선지자가 보여준 감사인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하박국 3:17-18). 가장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나 같은 죄인을 영원한 사망의 심판으로 부터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생각하면 언제나 감사할 수 있습니다.
산불은 궁극적으로 비가 와야 해결되는 재해입니다. 그래야 인간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깊은 산중까지 번진 불이 진화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깊은 심중과 사회 곳곳에 스며든 죄의 문제는 인간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단비처럼 위로부터 부어지고 덮어지는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가 있어야 해결 됩니다. 우리는 이미 그 은혜로 구원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녀들입니다. 이번 산불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깊이 감사하게 되시길 소망합니다.
자유기고: Donha Lee / 오레곤 벧엘장로교회 담임목사
사진: 한 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