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에 6천명 인파… “수㎝ 간격으로 백악관 앞 메워”
주말인 6일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렸다. 시위가 12일째로 접어들면서 폭력 사태는 완연하게 잦아들었고, 제도 개혁을 통해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을 끝내자는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에는 6천여명(경찰 추정)이 운집했다. 시위대는 백악관과 링컨 기념관, 국회의사당, 내셔널몰 인근 국립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앞을 가득 메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앞 집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옆 사람과의 거리가 1인치(2.54㎝)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각종 시민·인권단체들은 길거리 테이블에 간식과 물병을 차려놓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과 거리 곳곳에서는 흑인 청년들이 스피커를 통해 흥겨운 음악을 틀며 시위대를 격려했다.
워싱턴DC로 원정을 온 시위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거쳐 워싱턴DC에 입성한 시민도 있었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법대 교수와 학생들도 DC 시위에 동참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토요일의 시위는 거리 축제의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잇따라 완화된 데다 경찰 폭력을 제어하는 행정적 조치가 잇따르면서 “주말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시내 대부분 거리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대신 DC 교통당국은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 운행을 두배 늘렸고, 버스도 추가로 투입했다. 주 방위군은 워싱턴DC를 비롯해 34개 주(州)에서 4만3천300여명의 병력이 경찰의 시위 대응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 레퍼드에서는 플로이드의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플로이드의 시신을 실은 금빛 관은 지난 4일 첫 번째 추모식이 열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떠나 플로이드가 태어난 레퍼드에 도착했다. 추모식이 열린 ‘케이프피어 센터’에는 수많은 추도객이 몰려 플로이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모든 공공시설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반기를 게양했다.
시위는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거리에서 평화롭게 진행됐다. 며칠째 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지면서 야간 통행금지령도 속속 풀렸다.
워싱턴DC와 조지아주 애틀랜타, 텍사스주 댈러스는 이날부로 통행 금지를 해제했다. 항의 시위 진원지였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전날 통금을 해제했고, LA 카운티도 통금령을 풀렸다.
<기사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