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의 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정책은 시장에 유동성 현금이 넘쳐나게 했고 저금리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수많은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들로 투자금이 몰리게 됐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은 투자 받은 현금을 SVB에 예치하기 시작했는데 미국 벤처캐피털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가운데 절반 정도가 SVB (Silicon Valley Bank) 와 거래를 할 정도로 SVB 은행은 이 분야에 특화되어 있었다.
IT 기업들의 호황으로 벤처기업들의 자본 조달력이 커지면서 대출 수요는 크게 감소하고, 예금은 넘쳐나게 되었다. 주로 스타트업에 대출 해주는 SVB 특성상 타은행 대비 예금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SVB는 예금이율을 감당하기 위해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 1%대 장기채나 국채, MBS, 하이리스크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단행한 반면 연준의 유동성 회수와 금리 인상은 점점 더 높아져 갔다.
급격한 긴축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벤처캐피털의 돈줄이 막히면서 스타트업들이 자금난에 봉착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SVB는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으로 막대한 평가손실을 이어가던 중, 고객들의 이어진 자금 인출로 인해 채권을 처분하게 되면서 평가손실이 실제 손실로 이어졌다.
SVB 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자 무디스에서는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블룸버그 등에서 SVB의 위태로운 재정 상황과 대규모 손실을 우려하는 관련 보도와 함께, 지난주에는 가상화폐 전문은행인 Silvergate의 파산으로 뱅크런 심리까지 촉발시켰다.
SVB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도가능한 증권(AFS) 매각으로 18억 달러 손실을 발표했고, 자본 확충을 위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에SOS 보내고 22억 5천만 달러 증자 발표했으나 결국 증자에 실패했다.
SVB 모회사인 SVB파이낸셜 주가가 -60% 급락 이후 다음날 개장 전에도 -60% 이상 추가 폭락해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SVB측은 매각을 모색했으나 금융 당국이 바로 폐쇄를 결정, 역사상 2번째 큰 규모의 은행 파산하게 되었다.
1차적인 책임은 SVB에 있지만,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원인이 되었다는 비난은 벗어나지 못할 듯 하며, 온라인 뱅킹의 일상화는 휴대폰을 이용한 자본금 폭풍인출을 가능케 했고
자산 규모 약 280조원의 미국 16대 은행이 망하는데 불과 44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번 SVB 파산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단기간의 파산이며 역대 은행 파산 규모 중 두 번째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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