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calendar)의 어원은 ‘흥미로운 기록’, ‘회계장부’를 뜻하는 라틴어 ‘칼렌다리움(calendarium)’에서 유래됐다. 고대 로마에서는 매월 초하루에 부채를 정리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때문에 회계장부를 뜻하는 ‘칼렌다리움’이 의미가 확장되어 캘린더(calendar : 달력)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달력에는 꼭꼭 눌러 쓴 글씨들로 빼곡한 ‘흥미로운 기록’이기도 하다. 공과금을 내야하는 날짜와 숫자는 가계부일 수도 있고, 부모님의 기일일수도 있다. 동그라미를 표기한 날짜는 사랑하는 가족 누군가의 생일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를 만나기로 한 약속일 수도 있다.
어릴적 달력은 교과서 겉장을 싸는 덮개가 되기도 했고, 가족들이 다같이 알아야할 정보나 약속이기도 했다. 월별-계절별로 잘구성된 열두 폭의 풍경은 눈으로 보는 여행이거나 박물관, 사진관이기도 했다.
월별로 한복을 곱게차려 입은 탤런트은 여성들에겐 부러움, 남성들에겐 흠모의 대상이기도 했다. 한장씩 찢어나가던 일력은 신문지보다 훨씬 고급진 화장지이기도 했다.
농경사회시절 우리 선조들에게 달력은 농사에 꼭 필요한 지침서이자 자료이기도 했다.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는 당나라의 선명력을 사용했다. 조선시대부터는 농경생활에 필요한 절기와 생활에 필요한 의례 등을 담은 책력의 형태로 사용되었다.
해방이후 1950년대는 애국심고취, 1960년대는 국가주요시책 홍보 등이 포함됐다. 1970년대는 광고가 등장했고 1980년대는 서울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가 등장하였다.
달력의 사용은 기원전 4000년경으로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이 범람할 때 주기적으로 보이는 별 ‘시리우스’를 기준으로 한 해의 일수를 정했다. 1년 열두 달, 한 달 30일로 총 360일이 됐고, 나머지 5일은 축제 기간으로 삼았다.
이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5년부터 시행한 율리우스력을 거쳐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그레고리력(신태 양력)을 제정한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7일의 일주일과 30일, 31일이 교대되는 한달, 2월만 예외로 28일이되 4년마다 하루를 추가하는 윤달로 구성하는 식이다.
달력은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생활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시계와 함께 인류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자 개념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시대상황의 변천은 달력의 변천사이기도 했다. 개인 역시 달력의 일정에 따라 일이 시작되고 마감된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종이달력의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달력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생활필수품이다.
나와 내주변의 경조사 등 소중한 시간의 궤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달력은 ‘삶의 회계장부’이자 ‘대차대조표’이며 ‘흥미로운 기록’의 일기라 할 수 있다. 올한해는 어떤 일들이 나의 달력에 기록되어질까?
칼럼기고: @urieu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