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세계한상대회가 10월 11∼1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 재외동포청 신설과 함께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다는 점 등에서 10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예상되고 있다.
경제 단체들과 기업, 지방자치단체들의 참가도 대폭 늘어났다. 애초 400개 정도로 잡았던 기업 전시관도 600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는 대략 25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재외동포재단과 지자체에 의해 충당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그 규모가 커지면서 예산도 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들의 지속적인 해외시장 확장 진출을 위해 중소기업 중앙회도 대거 참여하면서 10억 원의 후원도 한다. 조직위는 또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참여 기업에 대한 지원, 미주총연 회원들의 찬조, 미국 내 키스사를 비롯한 동포기업들의 후원 및 각종 행사 등으로 예산을 충당할 계획이다.
대회조직위원들은 또 미국내 15개주에서 홍보관을 한상대회 중에 설치하여 한상 참여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상무부와 미국수출입협회, 중소기업청(SBA), 중소기업육성센터(SBDC) 등의 후원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한상대회가 실질적인 투자와 계약이 이루어지는 그랜드 비즈니스의 플랫폼이 되어야한다. 대회가 해외유치로 눈을 돌리게 된 원인을 통찰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대회 유치는 지금까지 지역경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1991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고 있는 세계화상대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상대회는 참여 화상들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회를 통해 실질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 화상들의 높은 참여도와 경제력 때문에 대회 유치를 위한 국가 간의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세계한상대회는 여타 한인대회와는 달리 국제적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 되어야한다. 세계한상대회는 재외동포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한국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해외 기업들의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한 시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들은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마케팅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한상대회는 중소기업의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위한 이들의 등용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개최국과의 경제교류와 중소기업 진출을 돕는 동시에, 개최국 체류 재외동포들을 격려하는 국가적 행사로 자리매김되어야 할 것이다.
최초로 해외에서 개최되는 이번 세계한상대회는 기존의 재외동포 행사 차원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자원부 등 경제관련 부처, 특히 중소벤처 기업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예산이 13조 5,205억 원(2023년)에 이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목표는 중소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환경조성과 지원에 있다. 세계한상대회와도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 중소벤처기업부다.
대회조직위는 대회가 전 세계 한상들의 미국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한-미 양국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재외동포청도 출범이후 처음으로 맞는 큰 국제행사인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통령과 함께 경제부처 장관과 관련단체들이 나서 세계한상대회의 질과 격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한다.
세계한상대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비전과 목표 설정은 물론, 세계한상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상시적 정보 공유 및 협력이 가능한 세계한상대회의 거버넌스(Governance)를 만들 필요가 있다. 조직위의 이니셔티브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기업, 지자체, 정부부처인 재외동포청, 중소벤처기업부, 산업자원부 등을 연결하고 개최국 및 언론과의 협조와 함께 예산확보와 운영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가칭) ‘사단법인 세계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나 ‘사단법인 세계한상총연합회’와 같은 공익법인 설립이 필수적이다. 이번 조직위가 지정기부금단체가 아닌 관계로 후원금에 대한 기부영수증을 발급하지 못해 재정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법인의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간은 촉박하고 조율할 일은 많은데 주무부서는 한국에, 조직위는 해외에 있다 보니 재외동포청과 조직위원들의 고충이 어떠할 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노고에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성공적인 대회를 기원한다.
칼럼: 허준혁칼럼니스트/UN피스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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